어디에 있든, egal wo
욕조 프리퀄
2015.11.8, 21-28, 반지하 B½F, 서울








욕조 프리퀄
2015.11.821-28, 반지하 

이 전시는 하나의 작업을 가지고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들을 연결하려는 시도이다. 5년 전에 처음 만들어진 작업을 다시 제작하는 과정은 조각조각으로 분해되어 먼지투성이 에어캡에 꽁꽁 싸매어진 작업들을 대면하면서 시작되었다그것들을 하나하나 풀어내어 반지하 공간에 흩어놓았을 때의 반가움은 곧 막막함으로 바뀌었다독일에서 제주도를 거쳐 서울에 놓여진 작업과 서울제주도그리고 다시 서울로 옮겨진 20년 된 책상을 다시 어떻게 연결할까. ´다시`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이들은 실재로 이곳에서 처음 만나는 것이지만 5년 전 독일에서 처음 욕조를 제작할 때 머릿속에서 이미 만난 적이 있기 때문이다<욕조>는 책상의 밑면을 타일로 덮어 욕조로 변화시키는 작업이다책상의 형태는 계속 변화할 수 있으며 이전에 만들어졌던 욕조의 부분들은 다른 형태의 책상에 맞춰 잘라지고 연장된다이 단순한 작업원칙은 재료의 한계에 도전하는 것이고 결국 시간이 가면서 재료가 닮아 없어지면 작업도 사라질 수 밖에 없는 작업의 삶을 계속해서 이어가려 시간과 싸우는 것이다머릿속에서는 재미있을 것 같은 아이디어를 현실에서 실현하는 과정은 간단치 않다처음 머릿속에 떠올랐던 이미지를 실재로 만들어보고 싶은 단순한 욕구에서 작업은 출발한다그 욕구의 절실함 때문에 계속해서 작업을 하게 된다때로는 절실함이 지나쳐져 외로워지기도 한다이러한 것들을 보여주려면 어떤 뚜렷한 하나의 그림으로 단정지어진 전시풍경이 아니어야 할 것 같았다지금의 상황은 완결되고 안정된 것이 아니라 미묘하게 움직일 수 있는 가능성들을 담고 있다. 
-두 가지 버전의 전시글 중 2015.11.21-28일자에서 발췌